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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책 리뷰

(책리뷰)미야베 미유키의 구적초

by 리뷰신 번개 2020.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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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읽는 책의 분야도 다양해지기 마련이지만 젊었을 때는 대부분 베스트셀러 소설 같은 흥미 위주의 소설을 읽었었다. 그중에서도 나는 추리소설류의 책을 많이 읽었다. 그중에서도 굉장히 기억에 남는 작가가 있으니 바로 미야베 미유키이다. 

 

특히 그녀의 작품중 모방범이라는 책을 잊을수가 없다. 한 시간만 더, 한 시간만 더, 하면서 읽다가 밤을 새우고 뜬 눈으로 출근을 했었으니 말이다. 그런 기억이 있을 정도로 미야베 미유키는 다른 추리소설 작가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대부분의 추리소설은 형식이 비슷하다. 의문의 사건이 일어나고, 형사들의 시선을 같이 따라가며 같이 범인을 추리해보는 식의 이야기 전개. 그러나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들에는 그런 고정관념을 뒤엎는 이야기 전개 방식이 많다. 

 

그런 미야베 미유키인 만큼 그녀의 수많은 작품들을 보면 시대의 배경이라든지 이야기의 소재도 굉장히 다양해서 그녀의 작품을 하나하나 찾아 읽어보는 것은 정말 즐거움이다. 보통 어떤 작가 같은 경우는 작품은 많지만, 매력을 느껴 그 작가의 작품들을 많이 찾아 읽다 보면 세계관도 너무 겹치고 해서 지루한 경우도 있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들에서는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다. 거기에 더해 인간내면 상태에 대한 표현도 너무 훌륭해 단순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

 

그녀의 소설들 중에는 흥미롭게도 초능력자들을 다루는 소설도 조금 있는 것으로 아는데 구적초는 그 중에 하나이다. 이 책은 장편은 아니고 3가지의 이야기가 각각 연관성 없이 담겨 있는 중단편집이다. 초능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각각 3명의 여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첫 번째 이야기.

부제 : 스러질 때까지

 

아소 도모코라는 여성은 그저 평범한 회사원의 삶을 사는 여성이다. 어렸을 적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혼자 살아남아 할머니와 단 둘이 산다. 그녀는 그 사고 이후 후유증으로 8살 이전의 기억이 없는 기억상실증 상태. 할머니마저 돌아가시며 이사를 준비하던 중 집안 구석에 보관되어 있던 부모님의 오래된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가는 아소 도모코.

 

 

두번째 이야기

부제 : 번제

 

아오키 준코. 한자루의 장전된 총으로 살아가는 그녀. 한 순간에 불을 만들어 무엇이든지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그녀는 강력한 무기 그 자체다. 주변 사람이 다칠까 봐 항상 인간관계를 멀리 하며 회사도 최대한 사람과의 접촉이 없는 우편물 나르는 부서에서 일하며 유령처럼 살아가던 그녀. 그러던 중 회사 동료 가즈키의 여동생 유키에가 살인범들에게 살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가즈키를 위해 초능력을 쓰기로 결심하는 그녀.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소설중에 크로스파이어라는 소설이 있다. 그 소설의 주인공이 바로 아오키 준코다. 나는 이 책 보다 크로스파이어를 먼저 읽었었기 때문에 그녀의 등장이 너무 반가웠음.

 

 

세 번째 이야기

부제 : 구적초(이 책의 제목).

 

세 번째 에피소드인 구적초는 3가지 이야기 중에 가장 길다. 첫 번째, 두 번째 이야기는 단편, 구적초는 중편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이 3번째 에피소드의 제목을 내세우지 않았을까?

 

사람의 마음을 읽는 형사 혼다 다카코. 그녀는 본인의 능력을 살려 경찰 일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능력이 없어졌을 때도 본인이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능력이 없다면 나는 무엇일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리고 실제로 본인의 능력이 점점 없어지는 징조를 느끼며 마지막을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한다. 

 


이 세가지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느낀 것은 역시 미야베 미유키는 단순한 추리소설, 미스테리 작가가 아니라는 것. 그녀의 소설에는 언제나 인간 내면의 괴로움 성찰 등이 담겨 있다. 초능력을 소재로 다룬 이야기들에서도 그 능력 자체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닌, 그 능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뇌에 대해 집중을 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그녀의 작품의 등장인물 중 가장 매력을 느끼는 아오키 준코라는 인물을 예로 들어보자. 그냥 범죄자들을 초능력자가 통쾌하게 처단 하는데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무리 범죄자들이라고 해도 그런 신과 같은 능력으로 법의 테두리 밖에서 맘대로 사람의 생사를 결정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그렇다면 그런 권한은 누가 준 것인가? 등등 초능력을 신나고 통쾌한 능력으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들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일본의 많은 훌륭한 추리소설 작가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미유키 여사는 정말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미 일본에서는 그녀의 수많은 작품을 영화화 드라마화 했으며, 국내에서 개봉했던 영화 화차 또한 그녀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다.

 

구적초 역시 정말 재밌는 책이었으며 단편, 중편으로 3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어 부담 없이 읽기도 좋은 책이다. 이 리뷰를 보고 구적초를 읽는다면 그 후에 아오키 준코가 본격적으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크로스 파이어도 꼭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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