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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여행

이상원 미술관 방문기

by 리뷰신 번개 2020.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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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내린 눈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는 맑은 날 이상원 미술관을 방문했습니다.

 

1935년  강원도 춘천 유포리에서 태어난 이상원 화백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후 서울로 상경합니다. 일용직 노동자의 삶을 거쳐 영화 간판을 그리는 일을 하다가 20대 중반에 미 8군에 납품하는 상업 초상화와 성화를 그리는 일을 시작합니다. 1970년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안치된 안중근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하는 등, 상업 초상화가로서 크게 성공한 이상원 화백은 불혹이 되어가는 나이인 1970년대 중반에 돌연 순수미술을 시작합니다.

 

그의 작품세계의 대한 설명은 밑의 사진을 참조 해주시기 바랍니다.

 

 

극사실적인 화풍을 보여주는 이상원 화백의 작품을 관통하는 중요한 가치는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버려진 것들에 대한 경의'입니다.

 

실제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보통사람들은 잘 관심을 두지 않는,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것들을 소재로 삼는 그의 시각에 매료되었죠.

 

인물과 작품세계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이상원 미술관을 둘러본 감상을 한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상원 미술관 입구

북한강과 춘천호를 끼고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이상원 미술관 입구에 도착을 합니다.

 

입구를 지나서 나오는 첫 건물에 티켓 오피스가 있습니다.

이 건물에는 티켓 오피스뿐만 아니라 숙박을 할 수 있는 뮤지움 스테이, 분위기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함께 있더군요. 숙박과 조식, 미술관 관람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도 판매하고 있어서 조용한 곳에서 진정한 휴식을 원하시는 분들께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술관 관람을 위해서는 표를 끊고 나온 후, 사진에 나오는 길을 따라 600미터 정도를 더 올라가야 합니다. 걸어가도 되지만 언덕이고 미술관에도 주차장이 있기에 차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미술관 올라가는 길 옆으로 물이 흐르는 아름답고 소박한 풍경.

 

미술관이라 그런지 일반 각진 사각형의 건물과는 다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달이 연상되기도 하고 얼른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티켓 판매는 오후 5시 마감입니다. 휴일은 매주 월요일이라고 하네요. 특이한 것은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개관을 합니다. 공휴일날 방문객이 더 많이 올 것을 염두에 둔 것 같네요.

 

 

로비로 들어와 안내 데스크를 지나쳐 오면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이상원 미술관의 관람공간은 2층부터 4층인데 4층으로 먼저 올라간 후 한층씩 내려오며 관람을 했습니다. 제 생각이 아니고 안내 데스크에서 이 방법을 추천해 주시더군요.

 

 

엘레베이터 한쪽면에 있는 관람예절 안내. 캐릭터가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요 ㅎㅎ

4층의 모습.

 

해안가에 버려진 오래된 그물, 신문지에 싸인 과일들, 버려진 폐가등의 그림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은 한국 근현대사의 이면에 내재한 비극적이고 치열한 정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상원 화백은 주요 소재인 버려지고 낙후된 풍경 이외에도 호랑이나 소등 동물의 모습도 즐겨 그리셨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호랑이 그림입니다. 금방이라도 액자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생생함이 느껴집니다.

4층의 관람을 마치고 3층으로 내려가기 전 바라본 계단의 모습입니다. 저 계단을 통해 한층씩 내려가며 관람을 합니다.

 

 

 

 

 

이상원 미술관에서는 이상원 화백의 상설전시와 특정 작가의 전시가 항상 같이 열리는데 제가 간 날은 3층에서 변대용 작가님의 전시가 '내면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열리고 있었습니다.

 

 

변대용 작가는 마이클 잭슨, 미키마우스 키티 등 대중적인 캐릭터를 등장시켜 인간사회를 통찰하는 이야기를 들려줘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는 익숙한 캐릭터가 없었습니다.

 

작가가 세상과 사람으로부터 물러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과의 대화 끝에 내놓은 작품이라고 안내문에 쓰여 있더군요.

작품들 하나같이 옆에서 볼 때와 정면에서 바라볼 때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옆에서 봤을 때는 보통 사람과 비율이 거의 같아서 이질감이 없다가도 정면으로 보면 굉장히 현실적인 비율보다 얇아서 묘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내면의 세계를 표현했다고 했는데 약간 비현실적인 기분이랄까요.

 

작품마다 '고요한-serene, silence-serene, silence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약간은 비현실적이며 몽환적인 작품들 사이를 걸으며 저도 저의 내면의 소리에 빠져봅니다.

 

2층에서는 이상원 화백의 소 그림 들을 볼 수 있습니다. 움직임이 크지 않은 소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그리기 위해 눈동자를 강조하고 여러마리가 사투하는 모습을 그렸다는 안내문 답게 그림 하나하나 마다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 넘치는 소의 모습들을 볼수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연 속에 위치한 이상원 미술관은 미술과 자연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마음의 평안을 얻고 돌아가기에 충분한  장소라는 생각입니다.

 

춘천 여행지중 필수로 꼽히는 이상원 미술관!

 

여러분들도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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